아이를 위한 용품을 구비하면서
누구나 '힘주는' 부분이 한 가지씩은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딴건 몰라도 유모차는 좋은걸로...'
어떤 이는 '딴건 몰라도 옷은 메이커로...'
또 누구는 '교구만큼은 확실하게...'
물론 그 모든걸 열성적으로 준비하는 슈퍼맘들도 많이 보인다.
나의 경우, 꽤 신경써서 준비했던 품목중 하나가 천기저귀였다.
개인적으로 생리대의 갑갑한 느낌이 싫어서 면생리대를 쓰기도 했기때문에,
내 아이가 2년이 넘는 기간동안 매일매일 갑갑한 종이기저귀를 차야한다는 사실이 너무도 가엾게 여겨졌다.
그래서 내게 천기저귀는 필수 출산용품이었다.
화학물질의 해로움, 경제적 이점.. 뭐 이런 이유들은 일단 차치하고,
통풍!!..이 단연 중요했다.
우리가 매일같이 입는 면팬티처럼,
남편이 입는 바람 솔솔 들어오는 트렁크팬티처럼,
내 아이의 소중한 부분도 숨을 쉬어야하니깐...
(그래서 나는 천기저귀 커버 중에서도 숨쉴 구멍없이 방수지로 꽉 막힌 커버는 쓰지않는다)
요리하길 좋아하는 엄마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이런저런 이유식기들을 쇼핑하듯,
천기저귀에 이미 애정이 넘쳤던 나는
출산전부터 각종 천기저귀를 즐거이 구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울아기가 조리원을 퇴실한 그 날부터
남편의 도움을 받아 천기저귀를 쓰기 시작했고,
아이의 얼굴살결보다 보들보들한 그 곳을 매일 확인해가며
지금껏 만족스럽게 잘 쓰고 있다.
사용하고있는 천기저귀들을 간단하게 적어보자면...
1. 소창기저귀
- 소창원단을 2필 주문해서, 길이별로 3종류로 재단하고, 끝부분은 휘감치기로 마감.
(앗, 그러고보니 임신중에 바느질태교는 안했다생각했는데.. 나름 했구나..ㅎㅎ)
- 신생아때 썼던 제일 작은 크기도 여전히 잘 활용되고 있음: 기저귀교환대나 아기침대에 시트처럼 깔아주는 등..
- 흡수 잘되고, 잘 마름
2. 아동용품 브랜드에서 파는 천기저귀
- 누런 소창기저귀보다 귀여운 맛이 있음
- 소창기저귀처럼 다른 쓸모도 많고(타월, 시트로 활용하기도)
- 마찬가지로 흡수 잘되고, 잘 마름
3. 외국천기저귀 (컨투어, 피티드)
- 키살럽*라는 외국 브랜드에서 만든 천기저귀로, 접을 필요없이 간편히 입힐수 있음
- 값은 비싸지만 워낙에 사용하기 편리하고 디자인도 귀여워서 제값한다는 생각이 듬
(요즘은 게을러져서 딴거 제쳐놓고 이것부터 쓴다는..)
- 배변양이 많아졌을 경우 끼워쓸수있는 '수퍼더블러'는 다른 천기저귀에도 함께 쓸수 있는 효자 아이템
대략 이 정도다.
(프리폴드라는 천기저귀도 있는데 개인적으론 손이 잘 안가서, 베개나 시트 용도로 쓴다.)
천기저귀는 함께 쓰는 커버도 중요한데,
먼저 말했듯 나는 통기성을 특히 중시하는 터라 방수지가 코팅된 커버는 쓰지않고 울커버, 면커버만 쓴다.
수퍼더블러를 끼워 쓰기 시작한 후로는 커버없이 내복바지만 입히기도 하고...
(소변양이 많아도 바지가 살짝 젖는 정도라 뒤집어줘가며 걍 입힘. 통풍은 가장 잘 되는듯 ^^ )
물론 밤에 잘때와 외출할땐 종이기저귀를 사용하고 있고,
심신이 지치는 날은 하루종일 천기저귀를 안쓰기도 한다.
하지만 그 종이기저귀 뭉치들이 단 며칠만에 쓰레기봉투를 두 세개씩 채우는걸 보면
왜 이리 보기가 불편하던지...
마구 버려져서 썩지도 않는 종이기저귀보다
'순환'이 되는 천기저귀를 더 많이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곤 한다.
육아하기도 바쁜데 천기저귀 어떻게 쓰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관점에 따라 다를텐데,
사회생활할때 단정한 옷차림과 메이크업이 중요한 요소이듯
천기저귀가 육아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면, 양치질하는것 만큼이나 당연한 일로 여겨질 것이다.
(..라고 말하지만..정작 회사다닐땐 겨우 시간맞춰 출근하느라, 파우더에 립글로스가 메이크업의 전부였고,
풀메이크업 하고 나오는 여성들은 어느 별에서 오셨을까..하고 감탄했던 1人..ㅎㅎ)
울아기가 신생아때 입었던 옷들 중에서 유난히 애착가는 옷이 한 벌 있는데,
그 옷만 보면 그때 아이모습이 떠올라 혼자 엄마미소를 띄곤 한다.
이 천기저귀들도
내가 애정어린 마음으로 아이의 어린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매개체가 되지않을까 싶다.
울아기 엉덩이에 천기저귀 감싸며 몸을 간지럽혀주던..
그런 장면들이 떠오르겠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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